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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 탈락’ 환호하던 이란 남성, 보안군 총격에 사망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해 카타르 올림픽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이에 환호하던 이란 남성이 보안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는 메헤란 사마크(27)가 전날 이란 길란주 반다르 안잘리에서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한 데 대해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기뻐하다 보안군에게 사살당했다고 보도했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사마크는 미국과 경기에서 이란 축구대표팀이 패배한 후 보안군의 직접적인 표적이 돼 머리에 총을 맞았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IHR에 따르면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숨진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한 반정부시위에서 이란 보안군의 손에 살해된 사람은 어린이 60명, 여성 29명을 포함해 448명에 달한다.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도 사마크가 이란의 패배를 축하하다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30일 테헤란에서 열린 사마크의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구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반정부 시위대의 구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사마크는 이날 미국전에서 뛴 이란 미드필더 사이드 에자톨리히와 유소년 축구팀으로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에자톨리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소년 축구팀에서 사마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내 어린 시절 친구, 어젯밤 쓰라린 패배 이후 들려온 네 사망 소식은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고 애도하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그는 사마크의 사망 정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 이날 이란 대표팀이 숙적인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는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했다. 현장을 담은 영상들도 온라인상에 화제를 모으며 급속도로 퍼졌다. 상당수 이란인은 이란 대표팀이 이란 정권을 대변한다고 보고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에 대한 응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정치적 앙숙인 미국과 이란의 이날 경기는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 통상적인 보안 요원에 더해 경찰력까지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 등이 터져 나왔고,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는 상황 등도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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